[2025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활동보고서] ①
고통의 곁에서, 권리의 길을 내다: 2025년, 우리가 연결하고 기록하며 확장해 온 안전의 영토
2025년은 재난피해자권리센터가 재난피해자들 곁에 뿌리내린 한 해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고통은 '연대'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었고, 30여년간 망각에 묻혀 있던 과거의 참사는 오늘의 현안으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생명안전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쓴 이 기록이 내일의 안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Chapter 1. [연결] 홀로 울지 않도록: 고립된 재난에 곁을 내어주다
“6월 광주학동참사 4주기에 처음 만난 재난피해자권센터를 시작으로,
한분 한분 여기계신 분들과 인연을 맺어가며 그동안의 위로와 조언,
진심 어린 공감이 쌓여 12월에 가장 뜨겁고 따뜻한 성과로 이어진 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저희들에게 ‘피해자의 권리를 알려주시고, 유가족들이 맘껏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기쁩니다. 오늘은 참사 이후 처음으로 기뻐서 눈물을 흘리네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中 / 2025. 12. 1. 항공철도조사위원회 공청회 중단 노숙농성이 승리로 끝난 뒤

2025. 12. 1. 항공철도조사위원회 공청회 중단 노숙농성 승리 후 찰칵!
1. 침묵을 깨고 손을 잡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025년 1월 1일 새해 첫날, 센터의 발걸음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무안공항이었습니다. 센터는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함께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피해자들을 찾아갔습니다.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고, 유가족들에겐 필요할 때면 언제나 손 닿을 곳에 있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센터는 광주 학동참사 4주기 추모식에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가족들과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가족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처음으로 피해자들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들은 "세상의 무관심과 사회적 고립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고, 센터는 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허브(Hub)'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뒤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가족들에게 피해지원 조력자들을 연결하고, 9월 3일과 9일에는 각각 광주와 서울에서 유가족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간담회도 마련했습니다. 간담회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제주항공참사 유가족들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416연대,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등을 주축으로 헌신적인 활동가들과의 든든한 연대의 끈이 만들어지면서 유가족들은 세상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11월 1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300일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시작으로, 12월 1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공청회 중단 요구 농성, 19일 진실과 연대의 버스, 20일 1주기 서울 추모집회, 22일 재난피해자 원탁회의, 17일 1주기 광주 추모집회, 29일 1주기 추모식까지…. 센터는 유가족들이 있는 자리에 함께하며 "필요할 때면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의 현안 및 진실을 널리 알리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부에서 독립시키는 법안을 이끌어내고, 대통령의 사과와 진상규명 의지 천명이라는 극적인 변화를 함께 이끌어냈습니다.
 | 
|
2025. 6. 9. 재난참사피해자연대와의 간담회 | 2025. 12. 28. 1주기 추모행사 |
[관련 활동]
2. 각자의 슬픔이 우리의 울타리가 되기까지: 부천 화재 참사

2024. 10. 9. 부천화재참사 49재 중
2024년 8월 22일 저녁, 센터로 온 긴급한 연락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침까지 살을 맞대다 외출한 자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는데, 장례를 치를 수도 치르지 않을 수도 없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 아버지의 절규였습니다. 그날 밤, 센터는 대한변협 생명안전특위 변호사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장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 유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조언해드렸습니다.
흩어져 있던 유가족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가족모임'이라는 하나의 울타리로 모일 수 있도록, 센터는 참사 직후부터 법률지원을 연결하고 기록과 피해자 심리 지원에도 나섰습니다. 또한 참사 이후 지자체로부터 방치된 유가족들의 피해를 알리기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부천 시민사회를 연결하며, 1년에 걸친 재판 과정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형사 재판기록을 함께 모아 나가며, 재난피해자 권리회복 사업을 통해 국가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첫 만남으로부터 딱 1년이 지난 2025년 8월 22일. 센터는 부천 화재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외롭지 않도록 '생명안전버스'로 다양한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들을 모았습니다. 416연대와 지역사회가 우리의 손을 꼭 잡아주었고, 그 결과 부천시청 대회의실이 추모객들로 꽉 찼습니다. 49재를 부천시청 앞 인도에서 외롭게 진행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유가족 김성현 대표는 "안전한 세상이 오기를 바랐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대로"라며 아픔을 토로했지만 “함께 추모하는 분들이 계서 외롭지 않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12월 26일, 부천화재참사 가족모임은 재난참사피해자연대에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참사의 아픔을 겪은 가족들이 고립되지 않고, '재난참사피해자연대'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치유와 회복, 연대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5. 8. 22. 부천화재참사 1주기 추모식 중
[관련 활동]
3. 민원을 넘어 정책 파트너로: 대정부 소통의 문을 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센터는 대통령실과의 공식 소통 창구를 마련하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국정에 직접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센터가 지원하는 11개 참사 피해자 단체는 경청통합수석과의 간담회를 통해 직접 국정 과제를 제안하며, 단순한 민원 주체를 넘어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소통의 결실로 일부 참사의 해묵은 숙원 과제들이 진전을 보이는 등 피해자들의 오랜 기다림에 실질적인 응답이 오는 뜻깊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경청통합수석 주재 간담회(8월 말~10월 초 진행)
[활동가의 시선]
"유가족분들을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그 참담함과 경계 섞인 눈빛을 기억합니다. '국가도 외면한 우리를 시민사회가 정말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1년, 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화려한 구호보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의 경청과 연결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유가족들의 눈빛은 점차 사회에 대한 신뢰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지로 변해갔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끊임없는 소통이 서로를 향한 단단한 신뢰의 뿌리가 되었음을 믿습니다." (센터 활동가)
[인포그래픽으로 본 센터의 2025년]


※ 본 게시 글은 2025년 활동보고서 연재의 첫 번째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②–④편)에서도
센터의 기록과 연결의 순간들을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2025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활동보고서] ①
고통의 곁에서, 권리의 길을 내다: 2025년, 우리가 연결하고 기록하며 확장해 온 안전의 영토
2025년은 재난피해자권리센터가 재난피해자들 곁에 뿌리내린 한 해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고통은 '연대'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었고, 30여년간 망각에 묻혀 있던 과거의 참사는 오늘의 현안으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생명안전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쓴 이 기록이 내일의 안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Chapter 1. [연결] 홀로 울지 않도록: 고립된 재난에 곁을 내어주다
“6월 광주학동참사 4주기에 처음 만난 재난피해자권센터를 시작으로,
한분 한분 여기계신 분들과 인연을 맺어가며 그동안의 위로와 조언,
진심 어린 공감이 쌓여 12월에 가장 뜨겁고 따뜻한 성과로 이어진 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저희들에게 ‘피해자의 권리를 알려주시고, 유가족들이 맘껏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기쁩니다. 오늘은 참사 이후 처음으로 기뻐서 눈물을 흘리네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中 / 2025. 12. 1. 항공철도조사위원회 공청회 중단 노숙농성이 승리로 끝난 뒤
1. 침묵을 깨고 손을 잡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025년 1월 1일 새해 첫날, 센터의 발걸음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무안공항이었습니다. 센터는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함께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피해자들을 찾아갔습니다.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고, 유가족들에겐 필요할 때면 언제나 손 닿을 곳에 있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센터는 광주 학동참사 4주기 추모식에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가족들과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가족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처음으로 피해자들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들은 "세상의 무관심과 사회적 고립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고, 센터는 이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허브(Hub)'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뒤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가족들에게 피해지원 조력자들을 연결하고, 9월 3일과 9일에는 각각 광주와 서울에서 유가족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간담회도 마련했습니다. 간담회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제주항공참사 유가족들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416연대,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등을 주축으로 헌신적인 활동가들과의 든든한 연대의 끈이 만들어지면서 유가족들은 세상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11월 1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300일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시작으로, 12월 1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공청회 중단 요구 농성, 19일 진실과 연대의 버스, 20일 1주기 서울 추모집회, 22일 재난피해자 원탁회의, 17일 1주기 광주 추모집회, 29일 1주기 추모식까지…. 센터는 유가족들이 있는 자리에 함께하며 "필요할 때면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주항공 여객기참사의 현안 및 진실을 널리 알리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부에서 독립시키는 법안을 이끌어내고, 대통령의 사과와 진상규명 의지 천명이라는 극적인 변화를 함께 이끌어냈습니다.
2025. 6. 9. 재난참사피해자연대와의 간담회
2025. 12. 28. 1주기 추모행사
[관련 활동]
2. 각자의 슬픔이 우리의 울타리가 되기까지: 부천 화재 참사
2024. 10. 9. 부천화재참사 49재 중
2024년 8월 22일 저녁, 센터로 온 긴급한 연락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침까지 살을 맞대다 외출한 자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는데, 장례를 치를 수도 치르지 않을 수도 없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 아버지의 절규였습니다. 그날 밤, 센터는 대한변협 생명안전특위 변호사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장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 유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라고 조언해드렸습니다.
흩어져 있던 유가족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가족모임'이라는 하나의 울타리로 모일 수 있도록, 센터는 참사 직후부터 법률지원을 연결하고 기록과 피해자 심리 지원에도 나섰습니다. 또한 참사 이후 지자체로부터 방치된 유가족들의 피해를 알리기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부천 시민사회를 연결하며, 1년에 걸친 재판 과정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형사 재판기록을 함께 모아 나가며, 재난피해자 권리회복 사업을 통해 국가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첫 만남으로부터 딱 1년이 지난 2025년 8월 22일. 센터는 부천 화재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외롭지 않도록 '생명안전버스'로 다양한 재난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들을 모았습니다. 416연대와 지역사회가 우리의 손을 꼭 잡아주었고, 그 결과 부천시청 대회의실이 추모객들로 꽉 찼습니다. 49재를 부천시청 앞 인도에서 외롭게 진행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유가족 김성현 대표는 "안전한 세상이 오기를 바랐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대로"라며 아픔을 토로했지만 “함께 추모하는 분들이 계서 외롭지 않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12월 26일, 부천화재참사 가족모임은 재난참사피해자연대에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참사의 아픔을 겪은 가족들이 고립되지 않고, '재난참사피해자연대'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치유와 회복, 연대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5. 8. 22. 부천화재참사 1주기 추모식 중
[관련 활동]
3. 민원을 넘어 정책 파트너로: 대정부 소통의 문을 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센터는 대통령실과의 공식 소통 창구를 마련하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국정에 직접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센터가 지원하는 11개 참사 피해자 단체는 경청통합수석과의 간담회를 통해 직접 국정 과제를 제안하며, 단순한 민원 주체를 넘어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소통의 결실로 일부 참사의 해묵은 숙원 과제들이 진전을 보이는 등 피해자들의 오랜 기다림에 실질적인 응답이 오는 뜻깊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활동가의 시선]
"유가족분들을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그 참담함과 경계 섞인 눈빛을 기억합니다. '국가도 외면한 우리를 시민사회가 정말 도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1년, 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화려한 구호보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의 경청과 연결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유가족들의 눈빛은 점차 사회에 대한 신뢰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의지로 변해갔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끊임없는 소통이 서로를 향한 단단한 신뢰의 뿌리가 되었음을 믿습니다." (센터 활동가)
[인포그래픽으로 본 센터의 2025년]
※ 본 게시 글은 2025년 활동보고서 연재의 첫 번째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②–④편)에서도
센터의 기록과 연결의 순간들을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